파크골프와 지역사회 재난 대응 연계 가능성

현대 사회에서 재난 대응은 공공 행정과 시민 사회가 공동으로 대비해야 할 핵심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기후 변화와 사회적 고립, 고령화로 인한 복합 재난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일상 공간 속에서의 재난 대응 인프라 확충이 중요한 정책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지역사회 내 다중 이용 공간을 재난 대응과 연계하는 전략은 효율성과 접근성 측면에서 유효하며, 파크골프장은 이러한 관점에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시설로 평가된다. 본 글에서는 파크골프장이 지역사회 재난 대응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는 구조적 조건과 활용 방안을 분석하고자 한다.

첫째, 파크골프장은 지역 주민이 일상적으로 집결하는 장소라는 점에서 재난 시 긴급 대응 공간으로 전환될 수 있는 이점을 가진다. 대부분의 파크골프장은 공원, 하천변, 마을 중심지 등 접근성이 높은 위치에 조성되어 있으며, 고령층을 포함한 지역 주민이 자주 방문하는 공간이다. 이에 따라 비상시에는 대피소, 응급 구조대 집결지, 정보 전달 기지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에서는 파크골프장에 긴급 방송 장치와 CCTV를 설치하고, 홍수나 산불 등 특정 재난 유형에 맞춘 재난 대응 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둘째, 파크골프 커뮤니티는 재난 상황 시 비공식적 대응 인력으로 기능할 수 있다. 파크골프 이용자는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고정된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있으며, 이들은 재난 발생 시 고령자 구조, 고립 가구 확인, 긴급 연락망 유지 등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집단이다. 이를 활용해 ‘생활체육 리더 기반 재난 대응 교육’을 제공하면, 지역 단위의 자율 방재 조직으로서 파크골프 커뮤니티를 육성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행정 중심 대응 체계를 보완하는 주민 참여형 모델로 평가된다.

셋째, 파크골프장은 시설 구조 측면에서도 다기능 활용이 가능하다. 일부 파크골프장에는 클럽하우스, 휴게시설, 화장실, 전기 설비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비상시 임시 대피소, 급수·전력 공급 장소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야외 공간이라는 특성상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으며, 거리 두기 등 위기 상황에서의 방역 요건을 충족하는 장소로도 적합하다. 전라남도 해남군은 실제로 파크골프장을 활용한 지진 대피 훈련과 재난정보 전달 모의 훈련을 실시하여, 그 유효성을 실증한 사례가 있다.

넷째, 파크골프장과 재난 대응 시스템의 연계는 기술 기반 확장을 통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파크골프장 내에 IoT 기반의 기상 모니터링 센서, 자동 화재 감지 시스템, 긴급 알림 송신 장치를 설치함으로써, 평상시에는 경기 운영을 지원하고 재난 시에는 정보 수집 및 경보 체계로 전환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또한 파크골프 예약 앱과 연동된 긴급 메시지 기능, 고령자 안심 위치 확인 서비스 등을 병행 운영할 경우, 스마트 재난 대응 시스템으로의 확장도 기대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파크골프장은 단순한 체육시설을 넘어, 지역사회 재난 대응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는 복합적 공공 공간이다. 접근성, 커뮤니티 구성, 시설 인프라, 기술 연계 가능성 등은 파크골프장이 위기 상황에서 실질적 대응력을 확보하는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파크골프장을 포함한 생활체육 시설을 재난 대응 체계 내에 제도적으로 편입하고, 관련 매뉴얼 및 교육 시스템을 마련한다면, 파크골프는 지역의 안전망 강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